5060세대 소비력 (액티브시니어, 지방경제, 체류인구)

인구감소지역을 찾는 체류인구 가운데 50·60대의 카드 사용액이 전체의 62%를 차지한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일반적으로 젊은층이 소비를 주도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가 작년 가을 부모님과 강원도 양양을 다녀온 경험을 떠올려보면 이 수치가 전혀 과장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평일 오전 바닷가 브런치 카페에서 만난 손님 대부분이 50대 이상이었고, 카드 결제 단말기 소리가 끊이지 않았던 기억이 선명합니다.

액티브시니어, 지방 상권의 새로운 주역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3분기 생활인구 산정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인구감소지역의 연령별 카드 사용액 중 50대가 30.6%, 60세 이상이 31.5%를 차지했습니다. 생활인구란 주민등록인구와 체류인구(월 1회, 하루 3시간 이상 머무는 인구)를 합산한 개념으로, 지역 경제의 실질적인 소비 주체를 파악하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쉽게 말해 그 지역에 실제로 살면서 돈을 쓰는 사람들의 규모를 나타낸다고 보시면 됩니다.

특히 경남권에서는 50~60대 이상의 카드 사용액 비중이 67.1%로 3분의 2를 넘어섰습니다. 30세 미만(6.0%), 30대(11.6%), 40대(20.2%)와 비교하면 압도적인 수치입니다. 인당 평균 카드 사용액도 50대가 13만8000원으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많았고, 40대가 12만2000원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제가 양양에서 부모님과 함께 숙소를 예약하고 지역 특산물을 구매할 때도, 부모님은 가격을 크게 따지지 않고 "여행 왔는데 이것저것 사야지"라며 여유 있게 소비하셨습니다.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는 은퇴 이후에도 왕성한 소비 활동과 사회 참여를 이어가는 50~60대를 가리키는 용어입니다. 과거 '노년층'이라는 단어에서 연상되던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이미지와 달리, 이들은 자녀 교육비 부담에서 벗어나 본인의 삶을 적극적으로 즐기는 세대입니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이들은 건강, 여행, 문화생활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경향을 보입니다(출처: 보건복지부). 저 역시 부모님이 여행지에서 바다 전망 좋은 숙소를 고집하시고, 로컬 맛집을 찾아다니는 모습을 보며 이 세대의 소비 성향이 확연히 달라졌음을 실감했습니다.

지방경제를 떠받치는 평일 소비력

5060세대가 지방 경제에서 특히 중요한 이유는 시간적 여유 때문입니다. 은퇴했거나 자영업을 하는 이들은 주말이나 성수기를 피해 평일에 여행할 수 있고, 이는 지역 상권의 비수기 매출을 유지하는 핵심 동력이 됩니다. 실제로 제가 양양을 방문했던 날도 평일 오전이었는데, 카페와 식당에는 단체로 온 중장년층 방문객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젊은 직장인들은 휴가를 내지 않는 한 평일 여행이 어렵지만, 5060세대는 이런 제약에서 자유롭습니다.

체류인구 데이터를 살펴보면 지역별 편차도 흥미롭습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양양군의 체류인구는 등록인구의 27배에 달했고, 옹진군과 고성군도 상위권을 차지했습니다. 체류인구 절대 규모로는 가평군, 부산 동구, 보령시 등이 많았습니다. 이들 지역의 공통점은 자연 경관이 뛰어나거나 온천, 해변 등 중장년층이 선호하는 휴양 요소를 갖추고 있다는 점입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는데, 젊은층이 선호하는 힙한 카페나 액티비티보다 조용하고 편안한 환경이 5060세대에게는 더 큰 매력으로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평균 체류일수는 3.2일, 체류시간은 11.8시간으로 나타났으며, 숙박 인구의 평균 숙박일수는 3.5일이었습니다. 2박 3일 또는 3박 4일 일정이 일반적이라는 뜻입니다. 제 경험상 이 정도 일정이면 지역을 충분히 둘러보고 여유롭게 소비할 수 있는 기간입니다. 부모님도 첫날은 도착해서 주변을 둘러보고, 둘째 날은 본격적으로 맛집과 관광지를 방문하며, 마지막 날은 특산물을 구매하는 패턴을 보이셨습니다.

체류인구 급감, 구조적 한계를 넘어서려면

하지만 계절에 따른 인구 변동 폭이 크다는 점은 여전히 과제입니다. 인구감소지역의 생활인구는 지난해 8월 3217만3000명에서 9월 2513만7000명으로 한 달 새 700만 명 이상 급감했습니다. 전년 동월 대비로도 약 580만 명이 줄었습니다. 여름 휴가철과 지역 축제에 수요가 집중되는 관광 구조가 '9월 인구 절벽'을 낳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실제로 제가 10월에 방문했을 때도 8월에 비해 한산하다는 현지 상인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지방 경제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사계절 체류형 관광 모델과 인프라 확충이 필요합니다. 단기 관광이 아닌 장기 체류를 유도하려면 다음과 같은 전략이 효과적일 것으로 보입니다.

  1. 장기 숙박 할인 제도: 1주일 이상 머무는 액티브 시니어를 위한 숙박 패키지 개발
  2. 지역 문화 체험 프로그램: 전통 공예, 농촌 체험, 건강 관리 프로그램 등 중장년층 맞춤 콘텐츠 확대
  3. 세컨드하우스(Second House) 지원 정책: 지방에 두 번째 집을 마련하려는 5060세대를 위한 세제 혜택이나 주거 지원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최근 지방 소도시에 세컨드하우스를 마련하는 중장년층이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출처: 국토교통부). 이런 흐름이 확대된다면 단순 관광을 넘어 반(半)정착 형태의 소비가 지속되면서 지역 경제에 더 큰 기여를 할 것입니다. 제 주변에도 은퇴 후 주중에는 지방 전원주택에서 지내고 주말에만 서울로 올라오는 분들이 계시는데, 이런 라이프스타일이 앞으로 더 보편화될 것 같습니다.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해 청년 유입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제 경험상 당장 경제적 여유가 있고 소비력이 입증된 5060세대를 겨냥한 전략도 병행해야 합니다. 이들의 소비가 지역 정착이나 세컨드하우스 수요로 이어진다면, 지방 경제 활성화는 물론 인구감소 문제 완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앞으로 지방 상권이 어떤 방식으로 이 '액티브 시니어'를 유치하고 유지할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 참고: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02240815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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